저는 두 살 때부터 휠체어를 사용해왔어요. 처음에는 계속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빠는 “젬, 직선으로 가보자” 라고 말씀하시곤 했지만, 저는 아랑곳하지 않았죠. 그게 그냥 너무 재미있고, 자유로운 느낌이었거든요.
조금 더 자라면서는 낯선 사람들이 저를 보며 “아이고, 안됐다” 라거나 “불쌍하네” 라고 말하는 걸 종종 들었어요. 어린 저는 그 말들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가족과 함께 있고, 친구들과 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몰랐거든요. 그게 휠체어 때문이라는 걸 깨달은 건 한참 뒤의 일이었어요.
놀이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젬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에게 휠체어는 ‘자유’ 그 자체예요.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제 정체성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에요. 기쁜 순간에도, 힘든 시간에도 늘 함께 해왔고요. 졸업식, 첫 여행,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의 강연까지—제 삶의 중요한 장면마다 늘 함께였어요.
제가 휠체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가장 또렷하게 실감하는 순간은 해외 이동을 할 때예요. 이동 과정에서 제 휠체어를 맡겨야 하는 상황은 늘 긴장되고 쉽지 않거든요. 한 번은 업무차 이탈리아로 갔을 때였어요. 도착하면 직원이 제 휠체어를 가져다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 앉으세요!” 라며 일반 공항용 수동 휠체어를 가리키는 거예요. 그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그 의자는 제 몸에 맞지도 않았고, 스스로 이동할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제 휠체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점점 불안하고 답답해졌어요. 이 상태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 건지, 화장실이 급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죠. 제 휠체어에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동 발판이 장착되어 있어요. 키가 작은 저에게는 그 장치가 꼭 필요한데, 그걸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갑자기 굉장히 취약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말도 잘 나오지 않았고, 옆에 있던 오빠를 바라봤어요. 제 마음을 알아챈 오빠가 직원들과의 대화를 대신 이어갔고요. 저는 짐 찾는 컨베이어 벨트 옆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는데, 직원들도 제 휠체어가 어디 있는지 명확히 모르는 듯했어요.
'이 상태로 일을 어떻게 하지?’, ‘일상적인 생활은 어떻게 이어가지?’ 라는 걱정이 계속 떠올랐어요. 무엇보다 오빠에게 개인적인 도움까지 맡기게 되는 상황은 정말 피하고 싶었고요.

스웨덴 순드스발 퍼모빌 본사를 방문한 젬
그렇게 20분쯤 지나서야 제 휠체어가 멀리서 보였어요. 직원이 밀고 오는 걸 보는 순간, 정말 크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어요. 오빠가 저를 제 휠체어로 옮겨주었고, 그제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미소가 돌아왔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의 일정이 다시 기대되기 시작했죠.
그래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쓰럽게 바라보는 분들께 꼭 전하고 싶어요. 많은 이들에게 휠체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유’이자 ‘나 자신을 이루는 일부’라는 것을요. 그리고 덧붙이자면—햇살 좋은 이탈리아 거리를 즐기기에도 정말 잘 어울리는 존재랍니다. 고마워요, Permobil!

